퍼스펙티브

맥쿼리의 아니 사치크로프트와 베레나 림: 주목받아야 할 아시아태평양 시장

본 기사는 Infrastructure Investor의 허락을 받고 재공유합니다. 

 

2025년 3월 5일

맥쿼리의 아태지역 인프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이 두 사람은 첫 공동 인터뷰에서 대니얼 켐프 기자와 함께 어떤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지, AirTrunk의 엑시트 밸류에이션이 왜 과도하지 않은지, 효과적인 파트너십의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프라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여러 징조 중에서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기는 지난 십 년간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였다.

아태 지역은 과거 일부 기업이 사업하기 까다로운 곳, 신뢰할 만한 견고하고 성숙한 규제가 부재한 곳으로 봤던 시장이었으므로, 많은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은 이 지역을 자본 조달처로만 보고 자본 투자처로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이제는 달라졌다. 일본, 한국, 대만 같은 선진 경제에서는 기회가 풍부할 뿐 더러, 호주의 성숙한 인프라 투자 환경도 있다.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투자사들은 이 사실을 깨닫고 2024년 아태지역을 중심으로 연달아 대규모 펀드 자금 모집을 하면서 펀드 조달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까지 범아시아 최대 펀드 마감액 기록을 보유했던 맥쿼리자산운용그룹(MAM)은 호주 시드니에 있는 본거지와 오랜 인프라 투자 경력 덕분에 어느 투자사보다 오래 이 지역에서 활동했다.

2024년 말 MAM이 데이터센터 플랫폼 AirTrunk를 Blackstone과 공동 투자사 CPP Investments에서 운용하는 펀드에 세간의 이목을 끄는 가격으로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한 후, 본지는 MAM 아태지역 인프라 공동 대표들을 인터뷰했다. 아니 사치크로프트와 베레나 림.

두 사람은 2024년 4월 초 아태사업부에서 진행 중이던 세대 교체의 일환으로 공동 대표로 승진했다.

오랜 기간 아태지역 인프라 대표를 맡아온 프랭크 쿽은 맥쿼리그룹의 부 CFO로 영전했고, 호주와 뉴질랜드의 인프라 투자 활동을 이끌었던 그랜트 스미스는 수십 년 근속 후 은퇴했다.

그러면서 시드니에서 근무하는 사치크로프트와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림이 공동 지역 대표를 맡을 수 있는 문이 열린 것이다.

다른 경로, 같은 목적지

현재는 두 사람 모두 MAM의 아태지역 인프라 대표를 맡고 있지만, 여기까지의 여정은 각자 다르다.

사치크로프트는 림처럼 ‘맥쿼리’ 출신이 아니다. 임원 중에는 맥쿼리에서만 평생 일한 사람도 많다. 사치크로프트는 시드니에 있는 맥쿼리 인프라 부문에서 인턴십을 마친 후 런던, 파리, 두바이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런던에서 UBS와 Goldman Sachs 인프라 팀에서 근무했다.

그 후 시드니로 돌아와 RARE Infrastructure에 잠시 몸담았다가 2016년 초에 Associate Director로 맥쿼리에 재입사했다. 이후 승진이 잇따랐다. 공동 대표로 임명되기 전에는 Senior Managing Director를 맡으면서 AirTrunk, Vocus Group, 및 토지 등기소 두곳의 매각을 비롯해 이목이 집중됐던 호주 내 여러 거래를 성사시켰다.

반면 림은 맥쿼리에 평생을 몸담았다. 2004년 인턴을 하고 대학 졸업 후 바로 맥쿼리의 대학교 졸업생 프로그램으로 입사했다.

2007년에는 싱가포르로 이주하여 열심히 일한 끝에 2021년 맥쿼리그룹 아시아 CEO가 되었으며, 작년에 아시아 인프라 공동 대표직을 추가했다.

항상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인터뷰 일정을 잡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았지만 토론토까지 따라간 끝에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상반된 일정에도 불구하고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두 사람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한다.

“공동 대표가 되기 전에 우리는 아시아 인프라 펀드 투자 건으로 여러 번 같이 일한 적이 있습니다. 함께 일하게 되면서 좋은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는 아태지역에 관심을 쏟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이라고 말했다.

맥쿼리는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조직으로서, 개별 사업부문을 지역별로 보지 않고 성장 가능성과 거래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별로 봅니다.”

베레나 림, 맥쿼리그룹 아시아 CEO, 아태지역 인프라 공동 대표, 맥쿼리자산운용그룹 리얼애셋 부문

최근 몇 년간 특히 MAM이 바빴음을 감안해볼 때, 이 지역이 주목할 만한 지역임은 분명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 마감한 MAIF 시리즈는 세 번째 시리즈인 MAIF3로, 2022년 5월 목표였던 30억 달러를 초과한 42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여 당시 범아시아 최대 인프라 펀드로 등극한 바 있다.

MAM의 100여 명의 인프라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시드니와 싱가포르 및 서울, 도쿄, 베이징, 홍콩, 뭄바이 등 일곱 개 도시에서 일하고 있다. 림 대표가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만 해도 호주 외 지역에서 인프라 투자 전문가는 본인을 제외하고 몇 명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림 대표는 맥쿼리그룹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아시아 지역의 기여도는 ‘상당히’ 커졌지만 아직은 그룹 수익의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맥쿼리는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조직으로서, 개별 사업부를 지역별로 보지 않고 성장 가능성과 더 많은 거래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별로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아니와 저는   ‘몇 년도까지 PNL X퍼센트 증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고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아태지역이 중요한 이유는 한 지역에서 학습한 것을 다른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MAM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글로벌 솔루션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MAM은 미국에 있는 Aligned Data Centers 투자에서 학습한 것을 AirTrunk에 적용하여 후자가 시드니에서 아태지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 바 있다. 그다음에는 AirTrunk에서 학습한 것을 다시 동남아시아 지역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인 Bersama Digital에서 유용하게 활용한 바 있다. 맥쿼리는 2022년에 약 6억 1천만 달러에 Bersama Digital경영권에 영향을 미칠만한 주요 소수지분을 매입했다.

‘우리는 높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시드니 소재 데이터센터 플랫폼 AirTrunk에 대한 초기 투자를 이끌었다. 2020년 당시 맥쿼리에서 주도한 컨소시엄은 회사 가치를 약 30억 호주 달러(미화 18억 5천 달러, 18억 유로)로 산정하고 88퍼센트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이 데이터센터의 사업 영역은 ‘급속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회사 자체도 마찬가지로, 호주, 홍콩, 싱가포르 내 5개 자산에 불과했던 포트폴리오가 현재는 일본과 말레이시아까지 포함한 11개 자산으로 확장되었다. 포트폴리오 전체 용량 역시 450MW에서 1.8GW 이상으로 커졌고, 림 대표가 작년에 본지 팟캐스트에 출연해 말한 바와 같이, 계약 용량도 10배 증가했다.

엑시트 시점에 240억 호주 달러라는 밸류에이션을 달성한 점에 대해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기저 성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그 기간 동안 놀라운 속도로 고객 계약을 수주하고 있었으며 이 점이 밸류에이션에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다양한 성장 기회가 있습니다. 이 자산의 실적이 좋았던 이유는 데이터 스토리지와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처음에는 AirTrunk의 성장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자 용기를 내 확신을 가지면 얼마나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처음에는 인수 금액에 대해 말이 많았고 인프라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투자할 때는, 항상 모두에게서 박수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하고, 투자 논리에 확신을 가질수 있는 작업을 수행해야 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엑시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투자자로서 중요한 점이지 않을까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투자를 하려면, 높은 확신을 갖고 할 일을 해야 하지만, 항상 모두의 동의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AirTrunk 사례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투자자에 대한 높은 멀티플 확보의 중요성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아태지역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아 엑시트가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되었다.

림 대표는 MAM이 거래와 펀드의 성과를 평가할 때 단순히 IRR만이 아니라 머니 멀티플에도 집중한다고 말한다.

“지난 3년간 12건의 투자 회수 또는 수익 실현을 진행했는데, 현재는 미화 기준으로 투자 자본 대비 2배 이상의 머니 멀티플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투자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기업 인수는 축하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 고객과 지역사회에 가치를 더해주는 거래를 성사시켰을 때는 정말 기쁘고요. 그러나 투자 회수나 엑시트를 했을 때 더 기쁩니다. 애초에 제대로 투자했고, 필요한 일을 했으며, 투자자를 위한 가치를 창출했음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아태지역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으며, MAIF 펀드 시리즈의 투자자 중 약 40퍼센트가 이 지역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기대되는 시장

림 대표는 아태지역이 복잡하고 다각적인 시장이라고 말한다. “가장 까다로운 일은 지역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기회를 식별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현지 인재를 양성하고 보유해 온 것”이라고 한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맥쿼리가 투자를 반드시 산업 분야나 지리적 구분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맥쿼리는 민간 자본으로 지역사회의 미충족된 필요를 충족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투자를 진행합니다. 따라서, 새로 진출하는 지역이거나 앞서 말한 데이터센터 같은 신흥 분야이거나에 상관없이, 현지팀은 타사가 간과하고 있는 자본 투자 필요성이 있는 부분을 생각해 낸 다음 자산과 자본을 연결하는 데 특출난 재능이 있습니다”고 말한다.

호주는 거래를 따내기 힘든 과포화 상태 시장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여전히 활발한 시장이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지난 몇 년간의 경험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호주에 대해서는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프라는 무엇인지 질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인프라의 정의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필수 서비스가 무엇인지, 지역사회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어디에 틈이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자산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의 측면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 생각해 내야 합니다.”

림 대표는 본 시장 외에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다른 지역을 언급했는데, 그중에는 일본,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등이 있었다. 디지털화와 탈탄소화가 가장 눈에 띄는 주제다.

“일본에서는 확실히 시장의 관점이 변했습니다. 정부에서 거버넌스 개선과 효율성 창출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보다 주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하는 투자에 대해 높은 확신을 가지고 투자 이론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위해 할 일을 다 해야 가치를 더하고 좋은 엑시트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사치크로프트,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인프라 공동 대표, 맥쿼리자산운용그룹 리얼 애셋부문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24년 MAM의 Rakuten과의 계약인데, 컨소시엄 대표로서 재벌그룹인 Rakuten Group의 자회사인 Rakuten Mobile 소유 이동통신망 자산의 일부에 대해 sale 앤 leaseback 으로 미화 약 10억~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던 이 거래로 인해 일본 내 다른 기업들과의 교류가 증가했으며, 다른 기업들도 과거에 비해 소유자가 요청하지 않은 인수제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되었다고 림 대표는 말했다.

MAM은 2023년 6월 토루 이노우에를 일본 지부 대표로 임명했다. 림 대표에 따르면 현지 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이 있고 관련 이해당사자 전부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현지 사업 진행의 ‘선제적인 조건’이라고 한다.

기타 지역의 경우, MAM은 2009부터 인도에서 투자 활동을 하여 인도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림 대표는 “인도는 항상 중요한 시장이었다”면서도 인도에서의 투자 성과는 ‘다소 혼재된’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두 대표 모두 인도에서 더 많은 거래를 확보할 것으로 낙관했는데, 림 대표는 지난 수십 년간 경험한 결과 누구와 제휴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려면 어떤 파트너십을 구성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사업계획을 이행하려면 얼마만한 영향력이나 통제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15년 전보다 현명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지역에서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시장참여자는 맥쿼리 외에도 많다. 실제로 KKR, Stonepeak 같은 대기업 경쟁사의 경우 맥쿼리 인프라 부문 출신 전문가가 팀을 이끌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딜 탐색과 자본 모금이 어려운 것은 아닐까?

림 대표는 “경쟁은 항상 좋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쟁은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 줍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시장에 진출하는데 따른 또 다른 장점은 우리 경쟁사에 매각한 엑시트 건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시장 내 유동성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두 공동 대표들이 편한 사이이며, 림 대표의 말마따나 ‘막힘없는’ 업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었다.

림 대표는 “아니가 나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정말 존중합니다. 여러 조직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업무 방식에 반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2개월 간 이 파트너십에 대한 만족감이 컸으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사치크로프트 대표는 둘의 ‘분할하고 정복하기’ 능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MAM의 성공을 고려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